네이버 트렌드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보게 된 책, ‘아홉의 증명’, 최진영

네이버 트렌드 검색 중 분야별 인기 검색어를 찾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이다. 최신 작품도 아닌데 검색어 상위에 올라 있는 이유가 궁금해서 읽게 됐다. 구독 중인 밀리의 서재에도 있었고 분량도 많지 않아 단숨에 읽을 수 있었다. 구와 담이라는 두 주인공의 서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사랑하는 사람의 시신을 먹고 사는 독특한 내용이 담겨 있는데, 그렇게 무섭지도 혐오스럽지도 않았다. 오히려 슬픔을 억누르고 그 사람을 오래 기억하기 위한 의식을 치르는 듯한 모습.아니, 두 사람이 하나로 존재하기 위해 몸부림치는 주인공의 조용하지만 처절한 모습이 느껴졌다. 물론 작가의 문학적 상상력을 인정하고 읽었기 때문이다.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마인드로 읽히면 섬뜩한 이야기가 될 뿐이다.경제적 어려움과 돈에 대한 욕망이 인간의 존엄을 앗아가는 자본주의 스틸컷이 슬라이드 마스터처럼 배경에 깔려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 마주하고 있는 도랑과 담벼락의 모습은 사막 위에 아슬아슬하게 피어 있는 두 송이의 화초 같은 느낌이 든다. 언제 말라도 이상하지 않은 위태롭고 아름답게 피어 있는 꽃.아래는 책에 나오는 몇가지 문구이다”당신은 내가 죽기 전에 왔어야 했다.내가 그것을 바랐던 것을 죽는 순간에 드러났다.(내가 아끼는 그 사람이 살아 있을 때, 그때 그에게 가야 한다는 당연한 생각을 다시 하는)”나는 댐에 듣는 과거가 없었다.함께 경험했기 때문.경험할 때마다 감정을 공유했기 때문···중략…설명 없이도 대화는 성큼성큼 진행되어, 감정은 저절로 나타나는 꾸밀 필요는 없었다.침묵이 어색하거나 불편하지 않았어”(함께 경험하고 그때마다 감정을 공유하고 있는 그대로의 감정이 나타나고 침묵만 어색하거나 불편하지 않는 사이가장 바람직한 인간 관계를 너무 쉽게 설명하고 놓았다.물론 현실 세계에서는 어려운 일이다.수많은 관계 속에 필터가 적용되는 세상이다.그 중에서 단톤~힘을 빼고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그렇게 살아갈 인생을 생각하고 본)”언젠가 네가 죽으면 그 때가 천년 후라면 좋겠어…”(마지막 문장은 스포일러 방지 때문에 생략하고 『 작가의 말 』의 도입부를 보고얼마나 몰입하고 서키류스게 글을 서술는지 느껴졌다”이전까지는 작가의 말에 꼭 담고자 하는 문장이 있었는데, 이번 소설에는 그런 글이 없다.안에 있던, 마치 끊지 않은 호밀 빵처럼 큰 덩어리를 가루 하나 남기지 않고 처리한 기분이다.소설의 일이라면 아무 생각도 감정도 없다.텅 비어 버린 “한편으로는 이렇게 골몰하고 일을 한 작가가 너무 부러웠다.”상처 하나 남기지 않고 해치우도록”일을 하는 그 모습이.그런 글을 음미하는 것은 또 다른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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